겨울 주왕산 갓바위 왕거암 내원마을 터 탐방기.

 40년만에 개방되었다는 주왕산 갓바위

 

 40년만에 개방된 코스로 멋진 자연을 감상하면서 천천히 오를 수 있는 코스입니다.

 

△ 주왕산 산행포인트 (자료출처: 네이버티비캐스트 마운틴TV)

2016년 12월 10일

 

 

 


주왕산 

경북 청송의 국립공원으로 가을 단풍철이나 최소한 하절기 폭포 계곡 트래킹 로드로 

너무 유명한 국민 관광지인데 시한 그런 계절에 맞추어 여러 탐방로를 통하여

주왕산 꽤나 구섞구섞 누볐다고 자부하고 있었으나 주산지에서 저만큼 쳐다보이는

별바위봉과 또 이번에 40년만에 개방하였다는 갓바위 대궐터 탐방길 그리고 늘

절골 가메봉 쪽에서 쳐다만 보고 짐작 하였던 낙동정맥 왕거암봉과 오랜세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천하의 오지로 남아 있다가  2008년에 곡절끝에 사라다는 내원동

마을길이 또한 미필로 남아있었다. 이 난데없는 겨울 12월 끝점에서 아주 작정하고

서는 주왕산 갓바위 왕거암 가메봉 주봉을 가는 산방에다  B코스로 한좌석 부탁하고 

따라가게 되었다. 하여, 용전리 들머리에서 갓바위 대궐터 왕거암 가메봉 고개 까지는

산방 A코스로 갔다가 고개에서 예전에 자주갔던 가메봉 주봉 코스를 버리내원동

마을터 코스로 꺽어서 내려 갔다는 얘기...

 

 










































































































































































 


 

 

 


























































































































































































































 

 

드디어 내원마을이다.

아니, 내원마을이 있던 곳이다.

하지만 시선이 제대로 가 닿기도 전에 신음부터 터진다.

이럴 수가….

아무 것도 없다. 내원분교가 있던 자리, 찻집 내원산방이 있던 자리,

흰 개가 해바라기를 하던 곳에는 억새들이 무성하게 자라 키를 재고 있다.

새로 둘러친 목책만이 이곳에 사람들이 살았고 문명이 존재했다는 걸

강변하고 있다. ‘

환경저해시설 철거 안내’라는 간판이 없었다면,

한때 수백 명이 깃들어 살던 동네라는 사실이 상상조차 안 될 것 같다.

내원마을은 ‘전기 없는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꽤 많이 알려져 있었다.

임진왜란 때 피란을 온 사람들이 마을을 이뤄 400년 이상을 살았다고 한다.

전기도 없고 수도도 없었지만 많을 땐 70여 가구가 살았을 정도로 번성했다.

학교는 물론 양조장까지 있었다.

그렇게 오래된 마을을 없앤 명분은 환경보호였다.

일부 주민이 관광객을 상대로 음식점과 민박을 하는 바람에

수질 오염이 심각해졌다는 것이 철거의 이유였다.


마지막 모습을 사진에 담기 위해 찾았던 것은 2008년 가을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았던 세 가구가 떠난 뒤에도 학교 건물과

내원산방이 남아 있었다.

그해 말에 그 두 건물마저 헐렸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렇게 완벽하게 지워졌을 줄은 몰랐다.

그 어디에도 호롱불을 밝히고 오순도순 살던 사람들의 흔적은 없다.

텅 빈 가슴으로 억새 사이를 거닐다 보니 오만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오염의 원인이 되는 마을을 없앤 건 옳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숲과 깨끗한 물을 원래 주인에게 돌려준다는 차원에서 말이다.

화답이라도 하듯, 자연은 놀라운 복원력을 동원해 수백 년

인간의 자취를 몇 년 만에 털어내 버렸다.

하지만 빛은 늘 그림자를 동반하는 법이다.

그런 ‘위대한 복원’ 뒤에는 고향을 빼앗긴 사람들도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어찌 됐을까. 더러는 새로운 삶에 적응했을 테고,

더러는 세상을 떠났을 것이다.

또는 낯선 도시에 흘러들어 ‘잉여인간’으로 살아가기도 할 것이다.

대개는 운명에 순응하듯 떠났겠지만,

끝까지 남아 뼈를 묻고 싶었던 주민이 왜 없었을까.

그들에겐 참 억울한 일이다.

인간이란 존재가 단 한순간이라도 자연에 신세지지 않고 살아본 적이 있던가.

그렇다면 다함께 기대어 사는 마당에 누가 누구를 쫓아낼 수 있단 말인가.

왜 그들이 살던 곳만 ‘환경 저해시설’이 되어야하는가.

머리를 흔들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지는 상념을 털어버린다.

다시 둘러봐도 눌러 살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희미하게 남은 돌담들 사이, 한 때 사람살이를 지켜봤을 나무들은

여전히 의연하게 서 있다.

그들에게 기대어 귀를 대고 있으니

어디선가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이곳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어린 시절을 보냈을 아이들.

이제 그들에게 고향은 없다. 친구들과 다녔던 학교도 사라졌다.

화두 같은 물음 하나가 가슴을 싸하게 한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은 불가능한 것일까. 정말 풀 수 없는 숙제일까.

글 - 이호준 시인·여행작가 -

※ 자료출처

VIP 머니투데이(vip.mt.co.kr)

2016년 11월 4일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끝 ===

 




16.11.12.28.





★ 천성산






blog 성산의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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